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부 최선 기자 나왔습니다.
Q. 오늘 김혜경 씨의 사과, 오후 5시에 있었는데요. 갑자기 결정된 건가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김혜경 씨의 기자회견은 예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점심 때쯤 얘기가 처음 나돌더니 회견 1시간 전, 그러니까 오후 4시쯤 사과한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리포트에서도 언급됐듯이 사과 시점이 오늘인 된 것, 오늘부터 총괄선대위원장 역할을 시작한 이낙연 전 대표 요구 때문인데요.
민주당은 내일쯤 사과를 하려했지만 이 전 대표가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며 시점을 조금 당겼습니다.
Q. 그런데 솔직히 궁금증이 해소가 거의 안 됐습니다. 약은 누가 먹은 건지, 소고기는 누가 먹은건지, 법인카드는 왜 쓴 건지, 기자들이 충분히 질문을 못한 것 같던데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오늘 사과 기자회견을 숫자로 요약하면 8-4-5입니다.
총 회견 시간이 8분이었고, 고개는 4차례 숙였습니다.
책임이라는 말은 5차례 했고요.
일문일답 시간에 받은 질문도 4개였는데요.
추가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들이 있었지만 민주당 측에서 중단시켰습니다.
"질문 하나 더 있습니다."
"질문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 질문에 대해서는요. 저희가 뭐 백브리핑을 통해가지고"
Q. 오늘 사과하면서 김혜경 씨 입을 통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은 뭔가요?
없습니다.
김씨가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답한 내용,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제가 A씨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그래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배모 씨는 성남시장 선거 때 만나서 오랜시간 알고 있었던 사이입니다."
"제 불찰이라 생각하고요. A씨는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배씨를 알고 지낸 지가 오래됐지만, 배씨와 제보자 A씨 간 관계는 몰랐고 A씨와 별도 소통한 바가 없다는 겁니다.
김 씨의 직접 개입은 없었다는 기존 해명을 되풀이 한 겁니다.
다만 A씨를 피해자라고 하면서 공개 사과했는데요.
최근 여권 인사들이 A씨의 제보의도에 의문을 제기했잖아요.
추가적인 2차 가해논란을 차단하고 불필요하게 A씨를 자극할 필요 없다, 이런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Q. 일주일 전 사과 때도 김혜경 씨가 사과는 했는데 뭘 사과했는지 불분명 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오늘 또 그런 지적이 나왔죠?
김씨 사과가 처음 나온 게 첫 4자토론 전날이었는데요.
그때도 공사 구분이 부족했다며 송구하다고만 했지 어떤 점이 잘못인지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오늘 죄송하다, 사과한다, 책임지겠다 이런 말들을 반복적으로 했지만 각종 의혹 중 어떤 점에 사과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비켜갔습니다.
[김혜경 / 이재명 민주당 후보 부인]
(어떤걸 사과하는 건지) "지금 수사,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들었습니다."
수사,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 언급은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런데 시청자도 당장 이런 질문을 해 왔어요. 약 소고기 그래서 누가 먹은 거냐, 궁금증이 거의 해소가 안 된 것 아닙니까.
네. 그동안 쇠고기나 제수용품 등을 사들이는데 법인카드를 썼다는 의혹부터, 대리처방 의혹을 받는 여성용 호르몬제를 누가 먹었는지 여러 의혹이 제기됐죠.
또 김혜경 씨가 배모 사무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배 씨와 제보자 A 씨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았는지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습니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요.
본인 스스로 수사와 감사를 언급하며,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하고는 있지만, 불리하거나 빌미를 줄 수 있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오히려 수사나 감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Q. 민주당은 이 정도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제가 만난 한 의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을 때 터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이냐"면서 "사과하는 모습을 잔상으로 남기는게 중요하다"고 했고요.
또 다른 의원도 "건건이 따져가면서 해명을 하면 분위기는 조국 사태로 가는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Q. 국민의힘과 제보자는 납득할 수 없다며 계속 문제제기를 할 것 같던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제보자 A 씨 측도 상당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진정성도 안 느껴졌고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했다고 했는데요
정작 중요한 질문, '법인카드 유용'이나 '누가 음식을 먹었는지' 같은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동문서답식 사과다" "가짜 사과쇼다" "7문장짜리가 14문장 입장으로 조금 길어졌을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 감사를 핑계로 선거일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